조용한 암, 가장 예후가 나쁜 암. 췌장암은 암 가운데서도 생존율이 유난히 낮고, 조기 진단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자료에 따르면 국내 췌장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약 13%로, 주요 암 중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췌장암은 특히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많은 환자들이 말기 상태에서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기에 나타나는 미묘한 신호들을 놓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췌장암은 대부분 60세 이후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당뇨병, 흡연, 만성 췌장염, 가족력 등 위험요인이 있다면 더 젊은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엔 40~50대 발병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1. 췌장암이란?
췌장은 위 뒤쪽 깊숙이 위치해 있으며, 소화를 돕는 효소(췌액)를 분비하고 혈당 조절에 필요한 인슐린, 글루카곤 등의 호르몬을 만드는 장기입니다. 췌장암은 이 췌장 세포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병으로, 대부분은 ‘췌관선암(췌장의 관에서 발생)’입니다.
췌장 자체가 해부학적으로 복부 깊숙이 위치해 있고 주변 장기들과 밀접해 있기 때문에 종양이 어느 정도 커지기 전까지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조기 발견이 더욱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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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췌장암 조기 발견이 어려운 이유
- 췌장은 후복막에 위치해 있어 암이 커지거나 주변 기관으로 침범하지 않는 이상 뚜렷한 증상을 내지 않습니다.
- 초기 단계(1, 2기)에는 거의 무증상 또는 매우 미미한 증상이 나타나며, 보통 3, 4기 말에 증상이 심해져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 췌장암은 체력을 크게 소모시키고 신경을 침범할 경우 심한 통증을 유발하지만 이 역시 병이 꽤 진행된 후에 나타납니다.
3. 췌장암 초기 증상
췌장암 초기증상은 일반적인 소화기 증상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거나 평소와 다른 신체 변화가 느껴질 경우 조기검진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복부 통증 & 등 통증
- 복부 통증은 가장 흔한 초기증상으로 췌장암 환자의 약 90%에서 나타납니다.
- 췌장은 위의 뒤쪽, 복부 깊숙한 곳에 위치 하고 있어 췌장암이 진행되면 명치(가슴 중앙 아래부분) 부위나 복부 깊숙한 통증을 유발합니다.
- 경과에 따라 복부 전반이나 허리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잦으며, 명치 뒤쪽에서 시작된 통증이 등 쪽으로 퍼져 등 통증으로도 느껴질 수 있습니다.
- 누우면 더 아프고 상체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완화되기도 합니다. 특히 밤에 심해지는 복부 통증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2) 체중 감소 및 식욕 감퇴
- 췌장암 환자 대부분이 체중이 빠지며, 6개월 내 평소 몸무게의 10% 이상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이유 없이 식욕이 감소하며, 이는 암세포의 체내 영향과 소화기능 저하 등 복합적인 원인 때문입니다.
(3) 황달
- 황달은 췌장암 초기부터 나타날 수 있는 주요 증상입니다. 특히 췌장의 머리 쪽(두부) 부위에 암이 생기면 담도를 압박하면서 피부나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할 수 있습니다.
- 피부 가려움증과 함께 나타날 수 있으며, 소변이 짙어지고 대변이 창백해지는 증상도 동반됩니다.
(4) 소화불량과 소화기 증상
- 이유 없는 소화불량, 배가 더부룩하거나 팽만감, 구역, 구토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지방 소화가 안 돼 기름진 변(지방변)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5) 당뇨병 발병 또는 악화
-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입니다. 당뇨병이 없던 사람이 중년 이후 갑자기 당뇨로 진단받았다면, 췌장암과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비만이나 생활습관 문제 없이 당뇨가 생겼다면 의심해야 합니다.
(6) 기타 증상
- 췌장암은 체내 에너지 대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극심한 피로감, 무기력증, 무관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빈혈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위장관 출혈, 우울증, 정서불안 같은 정신적 증상도 가끔 보고되고 있습니다.
- 심한 경우에는 위장관 장애로 인한 설사, 구토, 복부 팽만 등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4. 췌장암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
췌장암은 진단 시점에 4기 이상으로 진행된 상태가 약 50% 이상이며,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10~15%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1기 또는 2기 초반에 발견되어 수술과 항암치료를 적절히 받는 경우 5년 생존율이 30%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따라서 증상이 가볍더라도 놓치지 않고 검진을 받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국립암센터는 췌장암 조기 발견을 위해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영상 검사와 혈액 검사(CA 19-9 종양표지자)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5. 마무리
췌장암은 빠르게 진행되지만, 조기에 발견할 경우 생존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암입니다. 작은 이상 신호라도 몸이 보내는 경고를 무시하지 않고,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예방적 접근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다음과 같은 점들이 의심된다면 병원에 방문해서 적절한 검사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 명치, 복부 통증을 중심으로 허리, 등까지 점차 심해질 때
- 이유 없이 6개월 내 체중 10% 이상 감소
- 갑자기 나타나는 황달과 피부 가려움증
- 새로운 당뇨병 진단 또는 기존 당뇨병의 갑작스러운 악화
- 지속적인 소화불량, 구역, 지방변 등
- 가족 중 췌장암 진단을 받은 사람이 한명 이상 있는 경우
- 흡연과 음주를 오랫동안 해온 경우